제2시집 · 그리워서

비우고 비워도 괴는 그리움/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11. 01:57

 

 

    비우고 비워도 괴는 그리움

 

     정숙자

 

 

  비우고 비워도 괴는 그리움

  가슴은 샘이 되어 멎으옵니다

 

  행여

  임의 모습 비추일세라

  기다리는 물 속엔 구름이 자고

 

  노상 홀로 뜬 제 얼굴만이

  공허로운 제 얼굴 바라봅니다

 

  정이월 지나면

  풀잎의 봄은

  지체없이 돌아와 키 크는데

 

  운명의 봄은 어디에 묶여

  이대도록 한 번도 아니 오는지

 

  목이 쉬도록 울고 울어도

  풀리지 않을 어둠을 안고

 

  죽음인 듯 삶인 듯 넘는 외로움

  마음은 노을되어 타다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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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