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마음으로 부르며 사는 외롬을/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10. 02:47

 

 

    마음으로 부르며 사는 외롬을

 

     정숙자

 

 

  마음으로 부르며 사는 외로움

  슬픔이라 여기지 않으오리다

 

  하루 닫히면

  새로운 하루

  꽃잎처럼 벙글어 오고

 

  한 해 닫히면

  새로운 한 해

  등촉(燈燭)으로 밝히어 오니

 

  제 눈에 빛이 드는 동안은

  혼자라도 함께라 여기오리다

 

  어찌 만난 임만 임이옵고

  기다리는 임은

  임이 아니리이까

 

  남 모르는 행복은 기다림 속에

  그리운 눈물 속에 더하옵거니

 

  마음으로 부르다 지는 하루를

  별 띄워 달 불러 빛내오리다.

  

    -------------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