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시집 · 하루에 한 번 밤을 주심은

강물에 어른대는 조그만 불빛/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4. 7. 16:49

 

 

    강물에 어른대는 조그만 불빛

      ―思慕․9

 

       정숙자

 

 

   강물에 어른대는 조그만 불빛

   어느 수줍음이 띄운 연모(戀慕)이옵니까

 

   두터운 구름

   달을 비끼면

   우물은 한 자루 촛불이 되고

   호수도 등잔이 되옵니다

 

   풀포기 사이에 잠든 벌레

   둥지마다 안긴 새들의 행복

 

   밤은

   얼마나 많은 애정들을

   비단 보자기로 가리웠나이까

 

   강물에 어른대는 황홀한 불빛

   어느 그리움이 밟아가는 신비이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