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에 어른대는 조그만 불빛
―思慕․9
정숙자
강물에 어른대는 조그만 불빛
어느 수줍음이 띄운 연모(戀慕)이옵니까
두터운 구름
달을 비끼면
우물은 한 자루 촛불이 되고
호수도 등잔이 되옵니다
풀포기 사이에 잠든 벌레
둥지마다 안긴 새들의 행복
밤은
얼마나 많은 애정들을
비단 보자기로 가리웠나이까
강물에 어른대는 황홀한 불빛
어느 그리움이 밟아가는 신비이옵니까.
'제1시집 · 하루에 한 번 밤을 주심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움을 지우는 일은/ 정숙자 (0) | 2013.04.07 |
---|---|
수틀인 듯 둥그런 달무리 속에/ 정숙자 (0) | 2013.04.07 |
제 마음 비었을 때에/ 정숙자 (0) | 2013.04.02 |
세차게 몰아가는 바람 속에도 (0) | 2013.04.02 |
들리지 않는 임의 목소리 (0) | 2013.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