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일반 병동의 저녁/ 정지윤

검지 정숙자 2024. 4. 22. 01:00

 

    일반 병동의 저녁

 

     정지윤

 

 

  똑,

  똑,

 

  링거 방울

  떨어진다

 

  날카로운 소리들이

  나를 찌른다

 

  침대 밖으로

  모르핀 같은 구름이

  창을 가득 채운다

 

  어디를 다녀왔는지

  맨발로 달려가는 햇살의 끝

  몸을 뒤틀 때 묻어나는

  아, 통증 없는 잠

 

  매일 싸우다

  흐릿해지는 나는

  거울 뒤 다 보이는

  버편의 환한 저녁을 왜곡한다

 

  사라지는 것들에 전염된

  얼굴아, 울지 마라

  빠져나가는 머리카락 한 올

    -전문(p. 188-189)

  -------------

 * 『미래시학』 2024-봄(48)호 <미래시학 시단>에서

 * 정지윤/ 2015년 《경상일보》신춘문예 시 부문 & 2016년 《동아일보》신춘문예 시조 부문, 2014년 《창비 어린이》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당선, 시집『나는 뉴스보다 더 편파적이다』, 시조집『참치캔의 의족』『투명한 바리케이드』, 동시집『어쩌면 정말 새일지도 몰라요』『전달의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