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소천-신규호 대형에게/ 김용범

검지 정숙자 2023. 1. 21. 02:01

 

    소천

    -신규호 대형에게

 

    김용범

 

 

  일상적으로 나는,

  몇 개의 스팸메일을 지우고, 또 몇의 벗들에게 안부를 묻고,

  또 몇 개의 부재중 통화를 지우고,

  한 해에 한 번

  연례적으로 연락처 전화 번호 중 이승을 떠난 지인知人들의 

  번호를 지운다.

  그렇게 나의 한 해는 정리된다.

  그러다 문득 시인 신규호.

  나는 그 전화 번호를 남기기로 했다.

  한동안 나는 그의 통화를 기다릴 것이다.

  어느 날 문득 형의 전화가 하늬바람처럼 내게 걸려와

  응답할 수 있게, 그 바람 소리에 내가 명랑한 목소리 응답하기 위해,

  오늘 나의 체온은 36.7도

  나는 오늘도 무사無事했다.

    -전문(p.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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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과창작』 2022-봄(173)호 <원로 중진 시인 신작시> 에서

  * 김용범/ 1974년 『심상』으로 등단, 시집 『마음의 빈터』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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