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시가 39

새야 새야 파랑새야_대구시 민요 · 53/ 상희구 해제

새야 새야 파랑새야 [대구시 민요 · 53] 출전: 한국구비문학대계 대구직할시편 대구시 서구 중리동 1983. 8. 29. 신갑생. 여. 67. 구술 ----------------------- 해제 : 상희구/ 시인 [요점 풀이]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나무에 앉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사 울고 가고 밍태장사 울고 간다 어마어마 울리 어마 한번 가면 언제 올까 병풍에 그린 닭이 홰치거든 오실란가 아바아바 우리 아바 전실 자식 있거들랑 후실 장가 가지 마소 물명주야 석 자 수건 눈물 딲어 다 젖는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는 동학농민운동의 지도자인 전봉준과 깊은 연관이 있는 민요다. 여기서 녹두꽃은 당시 고부 군수 조병갑의 수탈에 항거하여, 동학농민혁명을 일으킨 동학농민혁명의 지도자, 전봉준을 말하며..

고전시가 2021.02.12

베틀 노래 2_대구시 민요 · 45/ 상희구 해제

베틀 노래 2 [대구시 민요 · 45] 출전: 한국구비문학대계 대구직할시편 대구시 서구 중리동 1983. 8. 박계주. 여. 69. 구술 ----------------------- 해제 : 상희구/ 시인 [요점 풀이] 바람 솔솔 부는 날 구름 둥둥 뜨는 날 월궁에 놀던 선녀 옥황님 전에 죄를 짓고 민간民間에 내려와서 할 일이 전혀 없어 금사金絲 한 필 짜자 하고 월궁에 치치달아 달 가운데 계수나무 금도끼를 찍어내어 옥도끼를 볼을 쳐서 앞집에 금대목金大木아 뒷집에 이대목李大木아 우리 집에 들어와서 밥도 먹고 술도 먹고 야철반족 대통대로 담배 한 대 피운후에 비틀 한 대 지어주소 먹줄을 골라놓아 곧은 나무 곱따듬고 굽은 나무 굽따듬고 은대패를 밀어달아 얼른 뚝딱 지어내니 베틀이사 좋다마는 놓을 자리 전여없어..

고전시가 2021.02.11

차과객운(次過客韻)/ 이매창

차과객운 次過客韻 이매창(李梅窓, 1573-1610, 47세) 평생치학식동가 平生恥學食東家 독애한매영월사 獨愛寒梅映月斜 시인불식유한의 時人不識幽閑意 지점행인왕자다 指點行人枉自多 떠돌며 밥 얻어먹기를 평생 부끄럽게 여기고 차가운 매화 가지에 비치는 달 홀로 사랑했었지 고요히 살려는 뜻 사람들은 알지 못하고 제멋대로 손가락질하며 잘못 알고 있어라 -전문- * 본명: 향금香今// 호: 매창梅窓 또는 계생桂生 · 癸生, 계랑桂娘 · 癸娘 등, 선조 때의 부안扶安 기생 ---------------- * 『가온문학』 2020-가을호

고전시가 2020.12.14

만청(晩晴)/ 김문호

만청晩晴 김문호/ 수필가 뚜-, 뚜-, 묵직한 저음의 기적이 사무실 창을 흔들면 또-, 또, 작은 고동들이 경망스레 섞여든다. 부두에서 몸을 떼거나 붙이려는 모선母船과, 그의 운신을 도우려는 예선曳船들의 호응이다. 보나마나 지금은 고조高潮 전 후 한 시간 이내의 시간대이며 도크는 들고나는 배들로 분주할 것이다. 양묘기揚錨機가 감아올리는, 혹은 풀어 내리는 닻줄 소리와 펄럭이는 깃발, 반쯤 드러난 스크루가 공중으로 차올리는 물보라 등. 어린 시절에 아버지를 따라 나섰던 삼십 리 길 읍내 오일장터의 그것 같은 설렘이다. 거기에 항구 특유의 애조가 해무海霧처럼 깔려든다. 내가 항구도시에 처음 연을 두게 된 것은 20년 전이었다. 전신이 국영國營이었던 해운회사를 그만두면서부터였다. 회사의 부도에 따른 은행관리로..

고전시가 2020.12.05

보길도 바위에 새겨진 송시열의 시/ 조해훈

보길도 바위에 새겨진 송시열의 시 조해훈/ 시인, 고전평론가 전남 완도국제항으로부터 12㎞ 되는 거리에 보길도, 이 섬 선백도 마을 앞 산 기슭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각자암刻字岩인 '글씐바위'라 불리는 바위(전남 완도군 보길면 중통리 산 1-1번지)가 있다. 비바람에 마모돼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다. 글씐바위는 역사적으로 아픈 사연을 갖고 있다. 그 내용이 어떤 것인지 한 번 이야기를 따라 들어가 보자. 조선의 제19대 왕인 숙중(재위 1674-1720, 46세)은 궁인인 장옥정(희빈 장씨 1659-1701, 42세) 사이에 아들을 낳았다. 숙종은 서둘러 원자(후일 경종)를 책봉하게 된다. 서인(노론)의 영수인 우암 송시열(1607-1689, 82세)이 이에 반대하자 제주도 유배 명을 받았다. 송시열..

고전시가 2020.12.02

김덕근_괴강에서 보내는...(발췌)/ 강어귀의 장삿배 : 김득신

강어귀의 장삿배江口商船 김득신(1604-1684, 80세) 吾家江上在 오가강상재/ 우리 집은 강 위에 있는데 門外繫商船 문외계상선/ 문밖에는 장삿배가 정박해있네 下碇平沙月 하정평사월/ 달 밝은 백사장에 닻을 내리고 落帆古峽烟 낙범고협연/ 안개 낀 옛 골짜기에 돛을 내렸네 乘風漢水口 승풍한수구/ 남한강 어귀에서 바람을 타면 扣枻琴臺邊 구설금대변/ 탄금대 가에서 노를 두드리네 明日魚塩販 명일여염판/ 내일은 생선하고 소금을 판다 하니 村氓集百千 촌맹집백천/ 마을 사람들 수 없이 모이겠지 -전문- ▶괴강에서 보내는 편지_구곡의 나라 괴산(발췌)_김덕근/ 『충북작가』 편집위원 백곡 김득신(栢谷 金得臣, 1604~1684, 80세)의 「강어귀의 장삿배江口商船」입니다. 달천 물길이 괴진까지 뱃길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

고전시가 2020.11.08

정재민_바둑 장기 투전 골패...시가들(발췌)/ 퇴공무일사 : 이규보

退公無一事 퇴공무일사 이규보(李圭報 1163-1241, 73세) 退公無一事 퇴청하여 아무 일 없으니 暑氣謾蒸人 찌는 듯한 더위가 사람을 괴롭히네 吟久巾敧領 오래 읊조리니 두건이 비스듬하고 眠多簟印身 잠이 많아 몸에 대자리 자국 생겼다네 棋閑遊毒手 바둑판이 한가로우니 독수가 늘고 酒盡錮饞脣 술이 다 되니 입도 다물었네 笑矣殘城守 우습도다 쇠잔한 성을 지키는 사람 生涯老更貧 생애에 늙은 몸 다시 가난일세 * 블로그주 : 퇴공무일사/ 서기만증인/ 음구건기령/ 면다검인신/ 기한유독수/ 주진고참순/ 소의잔성수/ 생애노경빈 ▶바둑 장기 투전 골패, 그 잡기의 세계를 엂은 시가들(발췌)_정재민/육군사관학교 교수 이규보가 계양부사로 있을 때 지은 시이다. 이 무렵 그는 자신을 외직으로 쫓겨난 죄인이라고 인식했다. 큰 ..

고전시가 2020.10.16

속절없이(謾吟)/ 김호연재

속절없이(謾吟) 김호연재(金浩然齋 / 여류시인, 1681-1722, 41세) 夜靜溪山玉漏長 / 야정계산옥루장 黃花邑露小庭香 / 황화읍로소정향 樞星倒嶺雪華散 / 추성도령설화산 落月盈軒秋色凉 / 낙월영헌추색량 微酒半醒志氣濶 / 미주반성지기활 新詩欲動世情忘 / 신시욕동세정망 自歎自歎身何似 / 자탄자탄신하사 無樂無悲一醉狂 / 무락무비일취광 시내와 산에 밤은 고요한데 시간은 길고 국화 이슬 머금어 작은 뜰이 향기롭구나 고개마루 북두칠성 기울어 구름꽃 흩어지고 지는 달 마루에 가득한데 가을빛 서늘하구나 좋은 술 반쯤 깨니 지기志氣가 트이고 새로운 시가 생동하니 세상 뜻 잊노라 스스로 즐기고 탄식하니 이몸은 무엇인가 즐거움 슬픔도 없이 취한 한 미치광이인 것을. ---------------- * 『가온문학』 2020..

고전시가 2020.08.01

정재민_ 담배, 그 신령한 풀에 대한 시가들(발췌)/ 종어요 : 황현

종어요種箊謠 황현(1856-1910, 54세) 我亦十年爲佃客 나 또한 십 년 동안 소작인이 되어서 怏怏麥麥人之同 남들처럼 모 심고 보리 갈고 하는데 秋熱要盡公私稅 추수하여 조세 소작료 다 제하고 나면 磬室依舊風非風 텅 빈 곳간 그대로 풍년이 풍년 아니라네. 自種菸艸田菸山 그러다가 산전에 담배농사 지은 뒤로는 柴門犬老㲠夢茸 늙은 개가 사립에서 꼬리를 흔든다네. 但得年年菸價翔 다만 해마다 담배값이 오른다면 肯羡三白囷廛崇 어찌 삼백 전의 많은 곡식을 부러워하랴. 痴氓免餓眞好命 백성은 굶지 않음이 진짜 행복이거니 水田莫笑山田農 논농사하는 이들 밭농사를 비웃지 마소. ▶ 담배, 그 신령한 풀에 대한 시가들(발췌)_ 정재민/ 육군사관학교 교수 한편, 황현(黃玹/호:매천(梅泉))도 담배를 소재로 한시 몇 수를 남겼다..

고전시가 2020.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