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절없이(謾吟)
김호연재(金浩然齋 / 여류시인, 1681-1722, 41세)
夜靜溪山玉漏長 / 야정계산옥루장
黃花邑露小庭香 / 황화읍로소정향
樞星倒嶺雪華散 / 추성도령설화산
落月盈軒秋色凉 / 낙월영헌추색량
微酒半醒志氣濶 / 미주반성지기활
新詩欲動世情忘 / 신시욕동세정망
自歎自歎身何似 / 자탄자탄신하사
無樂無悲一醉狂 / 무락무비일취광
시내와 산에 밤은 고요한데 시간은 길고
국화 이슬 머금어 작은 뜰이 향기롭구나
고개마루 북두칠성 기울어 구름꽃 흩어지고
지는 달 마루에 가득한데 가을빛 서늘하구나
좋은 술 반쯤 깨니 지기志氣가 트이고
새로운 시가 생동하니 세상 뜻 잊노라
스스로 즐기고 탄식하니 이몸은 무엇인가
즐거움 슬픔도 없이 취한 한 미치광이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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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온문학』 2020-여름호 <가온을 여는 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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