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물꼬/ 최규근

검지 정숙자 2022. 4. 12. 01:28

 

    물꼬

 

    최규근

 

 

  아버지는

  새벽 교회 종소리가

  문 건너 산등성이를 흔들어

  아침을 깨우도록

  물꼬를 지켜내며

  마른 논에 물을 대었다

 

  밤새 물 들어가는 소리는

  큰 머슴 막걸리 마시는 소리보다

  더 시원하다 하시었다

 

  아버지는

  자식들 목구멍에

  밥 들어가는 소리만큼이나

  좋다고 하시었다

 

  푸른 새벽

  마른 논 물꼬의 물소리는

  교회 종소리와 함께

  거룩하다 하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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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간 『시마詩魔』 2022. 03. (제11호) <시마詩魔 1>에서

  * 최규근/ 2021년 『한국 사진문학』신인상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