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깃꼬깃
이재훈
뒷주머니에 접어 넣은 지갑.
가방 속에 넣어둔 쓰다 만 시.
여행 가방 깊숙이 넣어둔 수영복.
딸아이에게 못 전해준 미안하다는 말.
경조사 봉투에서 넣었다 빼는 오만 원 한 장.
안주 없이 생맥주만 시켜도 되는 단골 노포.
두근거리는 이에게 보내다 만 문자메시지.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못하는 반토막 난 주식.
우편함에서 몰래 꺼낸 세금 미납 고지서.
서랍 깊숙이 넣어둔 우울증 처방약.
어쩌면 이 세계의 전부인 꼬깃꼬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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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간 『시마詩魔』 2022. 03. (제11호) <시마詩魔 봄 신작시>에서
*이재훈李在勳/ 1972년 강원 영월 출생, 1998년『현대시』로 등단, 시집『내 최초의 말이 사는 부족에 관한 보고서』『명왕성 되다』『생물학적인 눈물』등, 저서『현대시와 허무의식』『딜레마의 시학』『부재의 수사학』, 대담집『나는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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