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환한 등불/ 윤한나

검지 정숙자 2022. 4. 1. 22:45

<제50회 문파신인상 당선작> 中

 

    환한 등불

 

    윤한나

 

 

  허순달 씨

  얼마나 알뜰한지 일꾼 하나 사지 않고

  혼자서 반듯한 집 한 채 지었지

  그러고는 새집에 눈부신 햇살이 스며들 틈도 없이 그녀는 떠났어

  암덩어리가 몸속에서 제 집 짓는 줄도 모르고

  억척을 부려 집 지은 허순달, 지금은

  남편과 젊은 아낙이 살고 있는

  사랑이 불같이 일고 있는 그 집을 보고

  동네 사람들 혀를 차지

  불쌍하지, 고생하다 죽은 허순달이만 불쌍하지

  그러나 사람들이 모르는 진실이 있어

  암 말기라는 걸 끝끝내 숨기다가

  죽음에 이르러서야

  혼기 넘긴 동생에게 남편과 아이들을 맡겼다는 걸

  오늘 밤도 새집에는

  꽃처럼 환한 등불이 활짝 피어 있지

     -전문-

 

  * 심사위원: 사공정숙  백미숙  탁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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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파 MUNPA』 2021-겨울(62)호 <제50회 문파신인상 당선작> 에서

  * 윤한나/ 2014년 ⟪한국신문⟫으로 등단, 인하대학교 정책대학원 졸업, 굴포문학회, 한국산문작가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