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남승원_속도를 감춘 것들(발췌)/ 새싹 : 김정수

검지 정숙자 2022. 4. 1. 01:29

 

    새싹

 

    김정수

 

 

  새의 부리는

  나무뿌리에서 생겨난다

 

  겨우내 말을 아껴

  날개를 품는다

 

  구름의 흙이 일순 온순해지면

 

  잔뿌리 같은 새들이

  일제히

  싹을 물고

  가지 끝으로 날아간다

 

  물오른 하늘에서

  새 떼가 돋아난다 

    -전문-

 

 

  속도를 멈춘 것들(발췌)_ 남승원/ 문학평론가

  시적 장면에서 핵심은 일 년간 변화하는 계절을 견디고 자라나는 '새싹'이다. 하지만 이 장면에서 '새싹'의 시간은 곧 한 그루 나무의 성장 과정으로 반복, 확대되면서 결국 생태계 전체를 조망하는 시선을 부여한다. 또한 '새싹'의 형태적 유사성에서 시작된 "새의 부리"는 "나무뿌리"에서 "가지 끝"으로 순환하는 생태적 원리를 가능하게 만드는 존재로 확산하는 동시에 "새 떼가 돋아난다"는 진술을 따라 현실적 가치판단을 넘어 순환의 상상력으로 우리는 이끈다. (p. 시 119/ 론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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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파 MUNPA』 2021-겨울(62)호 <소시집/ 신작시/ 작품론> 에서    

  * 김정수/ 1999년『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홀연, 선잠』『하늘로 가는 혀』『서랍 속의 사막』 

  * 남승원/ 201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부문 당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