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산의 침묵 외 1편/ 홍성란

검지 정숙자 2022. 3. 24. 01:59

 

    산의 침묵 외 1편

 

    홍성란

 

 

  말이란 부질없다니 말문 닫아거시고

 

  그 어떤 일도 없던 일만 못 하니 손 놓으시고

 

  무슨 일 생각하시나

  첩첩안개

  깊은

  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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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요한 일

 

 

  가까운 섬나라에 생불生佛로 추앙받는 도인이 있었으니

 

  도인을 따르는 무리 가운데 대쪽 같은 거사의 딸이 시집도 가기 전에 배가 불러왔으니 아비가 노발대발 어느 놈의 자식이냐 추궁하자 백은대사라 둘러대니 기가 꽉 막혔으나 어쩔 도리가 없었으니 딸이 아이를 낳자 분기탱천, 산중에 찾아가 강보를 내던지며 받아 기르라 소리쳤으니 스님은 아, 그런가! 하고는 아이를 키웠으니 신도들이 파렴치한이라며 산문을 등졌으니 가난한 살림에 젖동냥 탁발이 삼 년, 어느 날 젊은 남녀가 찾아와 엎드려 절하며 둘 사이 생긴 아이인데 아비에게 죽음을 면치 못할 것 같아 거짓말했다며 눈물을 쏟았으니

 

  대사는 아기를 내어주며 거듭 아, 그런가! 하였으니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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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작 시조집 『매혹』에서/ 2022. 2. 22. <현대시학사> 펴냄   

  * 홍성란/ 충남 부여 출생, 1989년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등단, 시조집『춤』『바람의 머리카락』등. 현)유심시조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