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는 들녘 외 1편
유병만
들녘은 땀을 알아준다는 농사꾼 친구에게
논에 꼬물대는 미꾸라지 필체를 빌린 나는
덩달아
농약이 없는 글을 써본다
모내기로 파릇한 느낌표들 사이로
청개구리 참개구리 금개구리 모여 개골개골
짝을 부르고
느릿느릿 쉼표가 된 우렁이가
세참 때의 여백을 묻는다
무당벌레 곁에서 가득하고 갸륵해지는
풀벌레 노래를 따라 마침표는 가을 해였다
풀썩풀썩 바빠지는 메뚜기들 만큼
해마다 애독자는 늘고 있다
아이들이 찾아와 들녘을 펼쳐 웃고 훨훨
학이 날아와 서로를 읽는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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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주는 축복
안식구 얼굴이 젊어 보인다며
눈이 침침해진 친구는 안과 병원에 안 간다
돋보기도 안 쓴단다
그렇구나
귀가 침침해진 나도 덩달아 병원에 안 간다
온 집안을 잔소리 대신 날아다니는
오, 나비처럼 조용한 아내 입술
천국의 나날이 이러하리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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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금붕어 학교 선생님은 반딧불이』에서/ 2022. 3. 14. <문학의전당> 펴냄
* 유병만/ 1982년⟪주간중앙⟫으로 등단 소설 부문 등단, 2009년⟪경인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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