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연뿌리/ 이현실

검지 정숙자 2022. 3. 15. 01:48

 

    연뿌리

 

    이현실

 

 

  저것은

  물밑에서 숨을 쉰 흔적

  구멍으로 드나든 연못 한 채

  하늘까지 다 받아 모시고

  푸른 지붕 높이 올렸네

 

  구멍으로 지은 집은 튼실한데

 

  식솔들 끌고 거리에 내몰리던 家長은 

  캄캄한 물밑처럼 수심이 깊었네

  뼛속 진액들 다 빼앗기고

  허방다리 짚으며 허우적거릴 때

  늘어가는 빛의 구멍들, 바람의 구멍들

 

  파문은 멀리까지 흘러갔네

 

  뼈를 세운 것들은

  그늘도 넓어

  저 뿌리 얼마나 깊은지,

 

  구멍의 힘으로 연못이 번식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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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파 MUNPA』 2021-가을(61)호 <시마당> 에서

  * 이현실/ 2003년『예술세계』&『미래시학』으로 등단, 시집 『꽃지에 물들다』『소리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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