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뿌리
이현실
저것은
물밑에서 숨을 쉰 흔적
구멍으로 드나든 연못 한 채
하늘까지 다 받아 모시고
푸른 지붕 높이 올렸네
구멍으로 지은 집은 튼실한데
식솔들 끌고 거리에 내몰리던 家長은
캄캄한 물밑처럼 수심이 깊었네
뼛속 진액들 다 빼앗기고
허방다리 짚으며 허우적거릴 때
늘어가는 빛의 구멍들, 바람의 구멍들
파문은 멀리까지 흘러갔네
뼈를 세운 것들은
그늘도 넓어
저 뿌리 얼마나 깊은지,
구멍의 힘으로 연못이 번식하네
--------------
* 『문파 MUNPA』 2021-가을(61)호 <시마당> 에서
* 이현실/ 2003년『예술세계』&『미래시학』으로 등단, 시집 『꽃지에 물들다』『소리계단』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폭우 지난/ 신철규 (0) | 2022.03.16 |
|---|---|
| 감정손해보험/ 이종섶 (0) | 2022.03.16 |
| 적도/ 휘민 (0) | 2022.03.15 |
| 하염없이/ 정선희 (0) | 2022.03.13 |
| 과거형/ 이명선 (0) | 2022.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