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형
이명선
형이 잠깐 보자고 했다 형을 보는 일처럼 마음이 분주해지는
나의 과거형 안 본 사이 늙어 더 형이 돼버린 그런
형
한때 우리의 안녕을 바란 적 있지만 한순간을 사는 우리는
불을 켜지 않아도 비치는 과거형
성수역일 수도 어쩌면 그다음 역일 수도 있지만 무엇을 말해도
바뀌지 않고 지나가서 믿는 게 진실이 되는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자고 싫은 건 싫은 거라고 딱 그쯤에서
슬픔을 내려놓게 한 과거 형
모든 걸 함께 하자며 서로를 너라 부르던, 선택의 순간에 문득
떠오르는 너라는 이야기가 이제 막 시작되는데
개찰구를 빠져나가는 과거형
익명의 사랑과 차명의 사랑 중 형은 어떤 사랑이 먼저 식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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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시학』 2021-겨울(39)호 <미래시학 시단 Ⅱ>에서
* 이명선/ 2018년 ⟪경인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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