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루룩 주루룩
박수원
강물이 봄비를 품고 흐르는 줄만 알았는데
봄비가 강물을 품고서 흘러가기도
흐르는 건 강물이 먼저도 아닌
봄비가 먼저도 아닌
같이 품고서 같이 가는 길
매번 멈추지 못하는 사계도 흐르는 동안만은
미운 맘 고운 맘들 다들 품고서
가슴을 가슴으로 다독이며 같이 가는 길
이화 가지에 흐르는 저 봄비가
주루룩 주루룩,
하루종일 꽃잎까지 훑으며 흘려 내려도
상처 같은 사월은, 꽃잎 흐르는 사월은
그래도 우리 아픈 자리
새 살같이 피어날 생애 가장 외롭고도 어여쁜 날
그래도 우리 아픈 자리
상실 너머 상실로 얻을 흉터까지 기꺼이 아름답게
저 봄비가 흐르듯 얼싸안고 같이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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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시학』 2021-가을(38)호 <미래시학 시단 Ⅱ>에서
* 박수원/ 2014년『인간과문학』으로 등단, 시집『그림자의 말』『가면놀이』『행성으로 간 여자』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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