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없어짐
윤지영
서쪽의 마음과
중심 없는 들판에 걸쳐
큰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나머지는 파랗고 밝은 하늘이었다
그 그늘이 어디로 갈지
사라질지
번져갈지
알 수 없었다
발끝으로
나무처럼 오래 서서
지켜보아도
그늘은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내가 떠났다
한숨을 걷고
초록을 버리고
닳은 무릎을 절룩거리며
차례로
떠나다 돌아보니
그늘은 사라지고 없었다
파랗고 밝던 하늘도 없었다
어쩌면 밤이
그 그늘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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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딩아돌하』 2021-겨울(61)호 <신작시> 에서
* 윤지영/ 충남 공주 출생, 1995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물고기의 방』, 저서『현대시 읽기를 위한 이론』『시와 마음 읽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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