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채식주의자/ 박두순

검지 정숙자 2022. 2. 28. 02:49

 

    채식주의자

 

    박두순

 

 

  벌은 원래 채식주의자였다네

  1억5천만 년 전에

  파리 진딧물 나비 거미를 잡아먹는 육식이었다네

  공룡이 들끓어 좁아진 육식의 자리 견디지 못해

  육식을 그만 포기했다네

  꽃가루받이 택배 대가로

  꿀을 얻어다 새끼를 길렀다네

  그게 편해 채식주의자로 바꾸었다네

  그보다 채식주의자가 된 다른 이유가 있었다네

  꽃을 사랑했다네, 아주 열심히

  채식주의자가 된 진짜 원인은 그것도 아니라네

  꽃 몰래 향기를 훔쳐가는 거라네

      -전문-

 

    * ⟪조선일보⟫ 2021년 3월 20일자 기사를 바탕으로 쓴 것임

  

   ------------------------

   * 『시와소금』 2021-여름(38)호 <시인 조명 ①> 에서  

   * 박두순/ 1950년 경북 봉화 출생, 1977년『아동문학평론』 동시 당선, 1998년『자유문학』 시 신인상 당선, 동시집『사람 우산』『박두순 동시선집』등 13권, 시집『행복 강의』『인간 문장』등 4권, 2003년 한국 최초 동시전문지『오늘의 동시문학』창간 50호 간행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가에 있던 집/ 정일남  (0) 2022.03.01
관광버스에서 꼬인 시/ 허림  (0) 2022.03.01
참빗/ 권정남  (0) 2022.02.26
관란(觀瀾)/ 한영채  (0) 2022.02.26
메신저 백/ 이여원  (0) 2022.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