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박두순
벌은 원래 채식주의자였다네
1억5천만 년 전에
파리 진딧물 나비 거미를 잡아먹는 육식이었다네
공룡이 들끓어 좁아진 육식의 자리 견디지 못해
육식을 그만 포기했다네
꽃가루받이 택배 대가로
꿀을 얻어다 새끼를 길렀다네
그게 편해 채식주의자로 바꾸었다네
그보다 채식주의자가 된 다른 이유가 있었다네
꽃을 사랑했다네, 아주 열심히
채식주의자가 된 진짜 원인은 그것도 아니라네
꽃 몰래 향기를 훔쳐가는 거라네
-전문-
* ⟪조선일보⟫ 2021년 3월 20일자 기사를 바탕으로 쓴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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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소금』 2021-여름(38)호 <시인 조명 ①> 에서
* 박두순/ 1950년 경북 봉화 출생, 1977년『아동문학평론』 동시 당선, 1998년『자유문학』 시 신인상 당선, 동시집『사람 우산』『박두순 동시선집』등 13권, 시집『행복 강의』『인간 문장』등 4권, 2003년 한국 최초 동시전문지『오늘의 동시문학』창간 50호 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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