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 있던 집
정일남
광부의 자식들이 아직 남아
미루나무로 둘러싸인 운동장에서
공을 차며 놀고 있다
40대에 내가 처음 자전거를 배운다고
넘어져 아이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던
운동장 주변을 돌아보면
백산으로 가는 하행 기차가 지나간다
손을 흔들며 반짝이던 아이들
물가에 있던 나의 집은 흔적도 없다
기억을 더듬어 다리 위에서 서성거리면
물속에 산이 내려와 있었다
도시락 싸 들고 징검다리 건너는
광부의 수척한 그림자도 물에 비쳤다
역전 주점에서 시와 인생을 얘기하며
석탄의 주점에서 시와 인생을 얘기하며
석탄의 시대를 같이 살았던
그는 저 백산 묘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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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소금』 2021-여름(38)호 <신작시 ②> 에서
* 정일남/ 1970년 ⟪강원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꿈의 노래』『봄들에서』『훈장』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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