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어느 저물녘/ 박종구

검지 정숙자 2022. 2. 22. 02:16

 

<신작시조>

 

    어느 저물녘

 

    박종구

 

 

  아들에 맞서다가 바람이 되어버린

  집 나온 할머니가 걸레 위에 누워있다

  다 낡은 가방 속에는 번호 하나 간직한 채

 

  못난 아들 기다렸던 어미의 설움인가

  건네준 빵 한 조각, 경계심은 풀어지고

  푹 꺼진 마른 가슴에 노을을 덮고 있다

 

  이리저리 부딪히며 바람에 흔들려도

  서슬 퍼런 시름 딛고 짧은 다리 질질 끌며

  지친 몸 다시 일으켜 길을 묻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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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와소금』 2021-겨울(40)호 <신작시조>에서

  * 박종구/ 2012년『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질경이의 노래』『벙어리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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