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잇
박중기
여분의 빈 곳
반쯤은 붙고, 반쯤은 떨어져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존재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며칠
한시적 기억을 담은 포스트잇
손길 닿는 곳에 있어
언제든 즉각적 소멸의 대상으로
가벼운 접착의 생을 보내다
기억이 소실되면 버려지는 포스트잇
나무의 몸으로 태어나
기억을 먹고 살긴 마찬가지지만
강한 접착력을 갖지도 못하고
두고두고 기억할 만한 가치도 없어
순간으로 생을 마감하는 포스트잇
늦은 밤, 문자가 온다
'재계약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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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소금』 2021-겨울(40)호 <신작시>에서
* 박중기/ 2010년『문장21』로 등단, 시집『문장을 완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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