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적벽/ 박명숙

검지 정숙자 2022. 2. 23. 23:51

 

    적벽

 

    박명숙

 

 

  성냥불 타들어가듯 물빛 홀로 꼬부라지는데

  정강이 일으켜 세우고 적벽이 온다

  징검돌 하나씩 버리면서 저벅저벅 건너온다

 

  어둠살 들이치는 물결과 물결 사이로

  금천강 저녁답 실핏줄을 터뜨리며

  적벽이 물 건너온다 들소처럼 건너온다

 

  해으름 물소리는 솔기마다 굵어지는데

  성미 급한 어둠을 한 걸음씩 들어올리며

  핏물 밴 적벽 한 채가 철벅철벅 건너온다

  

   -----------------

   * 『시와소금』 2021-가을(39)호 <시인 조명 ②/ 신작시> 에서 

   * 박명숙/ 1956년 대구 출생. 199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1999년 ⟪문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은빛 소나기』『어머니와 어머니가』『그늘의 문장』등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심인(尋人)/ 류미야  (0) 2022.02.24
파문/ 신진련  (0) 2022.02.24
내 안의 도피안사(到彼岸寺) ·1/ 이영춘  (0) 2022.02.23
어느 저물녘/ 박종구  (0) 2022.02.22
포스트잇/ 박중기  (0) 2022.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