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또 전봇대/ 최영화

검지 정숙자 2022. 2. 20. 22:04

<2022, 『상징학 연구소』 신인 추천작> 中

 

    또 전봇대

 

    최영화

 

 

  경주 장육산 화전민 마을

  영식이 열다설 살 학교 못 다녀

  너와집에서 참나무 목탁 굽는다

  친구들 글 모르는 영식이 놀린다

 

  당시 간첩이 많을 때

  영식이에게 빨간 글씨 가리키고

  "반공 방텁" 읽어 봐 하니
  네 글자니까 "꼼짝 마라" 손가락으로 꼭꼭 집어 읽는다

 

  길옆 전봇대에 "월셋집" 글씨 보고

  읽어보라 하니

  머리 이리저리 돌리더니

  세 글자니까 전봇대에 붙었으니 "전봇대"

 

  좀 더 가다 전봇대에

  네 글자 "월세 전세" 읽어보라 하니

  한참 생각하더니

  네 글자니까 "또 전봇대"

 

  영식이 방직 공장 다니며

  야학 다녀 초중고 검정고시 합격하고

  폐차장 사업 크게 하여

  성공한 사업가 되었다

 

  영식이 얼굴 떠올리며 또 전봇대 바라보며

  빙그레 웃는 매미 소리 들리는 오후

      -전문-

 

    * 심사위원: 이숭원(평론가)  변의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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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징학 연구소』 2022-봄(5)호 <신인 추천작> 에서 

    * 최영화/ 본지, 본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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