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상징학 연구소』 신인 추천작> 中
또 전봇대
최영화
경주 장육산 화전민 마을
영식이 열다설 살 학교 못 다녀
너와집에서 참나무 목탁 굽는다
친구들 글 모르는 영식이 놀린다
당시 간첩이 많을 때
영식이에게 빨간 글씨 가리키고
"반공 방텁" 읽어 봐 하니
네 글자니까 "꼼짝 마라" 손가락으로 꼭꼭 집어 읽는다
길옆 전봇대에 "월셋집" 글씨 보고
읽어보라 하니
머리 이리저리 돌리더니
세 글자니까 전봇대에 붙었으니 "전봇대"
좀 더 가다 전봇대에
네 글자 "월세 전세" 읽어보라 하니
한참 생각하더니
네 글자니까 "또 전봇대"
영식이 방직 공장 다니며
야학 다녀 초중고 검정고시 합격하고
폐차장 사업 크게 하여
성공한 사업가 되었다
영식이 얼굴 떠올리며 또 전봇대 바라보며
빙그레 웃는 매미 소리 들리는 오후
-전문-
* 심사위원: 이숭원(평론가) 변의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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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징학 연구소』 2022-봄(5)호 <신인 추천작> 에서
* 최영화/ 본지, 본호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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