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밥
윤범모
미술관 전시는 사람만을 위한 것인 줄 알았다
파격, 이를 위해 모험을 했다
개를 위한 전시
그래서 개 공부를 했다
개들이 좋아하는 것들로 전시장을 꾸몄다
그러면서 법률 검토도 했다
개끼리 싸웠을 때
개가 사람을 물었을 때
보험과 행정처리 등 메뉴얼을 만들었다
개를 공부하다 놀랄 때도 있었다
반려동물 기르고 있는 집은 세 집에 한 집 꼴
고양이도 많지만 개 기르는 집이 훨씬 많았다
개의 사료시장은 너무나 컸다
연간 1조 원대의 규모였다
뭐, 조 단위!
하지만 화랑, 옥션, 아트페어 등 몽땅 합쳐 봐야
한국의 미술시장 규모는 5천억 원도 되지 않는다
미술시장보다 두 배나 큰 개 사료시장
뭐, 개밥만도 못한 한국미술!
나는 미술관으로 납시신 견공犬公을 위하여
허리를 굽혀야 했다
당신, 지금 누구보고 욕하는 거야?
뭐, 개만도 못한 놈!
멍멍 멍멍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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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간 『시와소금』 2022-봄(41)호 <신작시 ①>에서
* 윤범모/ 2008년『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멀고 먼 해우소』『토함산 석굴암』등, 저서『한국미술론』등 다수, 현)국립현대미술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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