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개밥/ 윤범모

검지 정숙자 2022. 2. 17. 00:44

 

    개밥

 

    윤범모

 

 

  미술관 전시는 사람만을 위한 것인 줄 알았다

  파격, 이를 위해 모험을 했다

  개를 위한 전시

  그래서 개 공부를 했다

  개들이 좋아하는 것들로 전시장을 꾸몄다

  그러면서 법률 검토도 했다

  개끼리 싸웠을 때

  개가 사람을 물었을 때

  보험과 행정처리 등 메뉴얼을 만들었다

 

  개를 공부하다 놀랄 때도 있었다

  반려동물 기르고 있는 집은 세 집에 한 집 꼴

  고양이도 많지만 개 기르는 집이 훨씬 많았다

 

  개의 사료시장은 너무나 컸다

  연간 1조 원대의 규모였다

  뭐, 조 단위!

  하지만 화랑, 옥션, 아트페어 등 몽땅 합쳐 봐야

  한국의 미술시장 규모는 5천억 원도 되지 않는다

  미술시장보다 두 배나 큰 개 사료시장

  뭐, 개밥만도 못한 한국미술!

 

  나는 미술관으로 납시신 견공犬公을 위하여

  허리를 굽혀야 했다

  당신, 지금 누구보고 욕하는 거야?

  뭐, 개만도 못한 놈!

 

  멍멍  멍멍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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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간 『시와소금』 2022-봄(41)호 <신작시 ①>에서

  * 윤범모/ 2008년『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멀고 먼 해우소』『토함산 석굴암』등, 저서『한국미술론』등 다수, 현)국립현대미술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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