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집 · 이 화려한 침묵

털북숭이/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2. 6. 27. 11:42

 

 

   털북숭이

 

    정숙자

 

 

  하늘은 아셨지

  슬픔 많을 줄

  그래서

  그 표정 안 보시려고

  털북숭이

  만드신 거야

  부리망 쓰고 섰는 논두둑 소도

  장날 끌고 나온 염소 가족도

  털북숭이

  아니었다면

  누구라도

  바로 볼 수 없었을 거야

  그들

  눈만 보아도

  이리 슬픈데

  털북숭이

  아니었다면

  이 세상은

  눈물로 덮였을 거야

  그래서

  털북숭이 만드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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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이 화려한 침묵』에서/ 1993. 4. 26.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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