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집 · 이 화려한 침묵

창가에서/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2. 6. 29. 02:49

 

 

    창가에서

 

     정숙자

 

 

  표하기 힘든 행복감이

  제 마음에 느껴집니다

 

  쓸쓸하던 실내

  비에 젖은 유리창

  무겁게만 들리던 시계 소리가

  갑자기 아름답게 조화됩니다

 

  당신께서는

  우표 한 장이 나를 수 있는

  일상의 편지를 주셨지만

  저로서는 비할 바 없는

  환희를 선사 받은 것입니다

 

  만년필, 잉크보다도

  먼저 챙기셨을 그 귀한 시간

  당신의 말씀 구절 구절은

  이렇게나 제 삶을 포근하게 합니다

 

  침묵처럼 둘리운 여백에서도

  느껴지는 당신의 사랑

 

  이 세상 어딘가에

  당신이 계신다는 생각만 해도

  제 행복은 가득히 살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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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이 화려한 침묵』에서/ 1993. 4. 26.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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