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서
정숙자
표하기 힘든 행복감이
제 마음에 느껴집니다
쓸쓸하던 실내
비에 젖은 유리창
무겁게만 들리던 시계 소리가
갑자기 아름답게 조화됩니다
당신께서는
우표 한 장이 나를 수 있는
일상의 편지를 주셨지만
저로서는 비할 바 없는
환희를 선사 받은 것입니다
만년필, 잉크보다도
먼저 챙기셨을 그 귀한 시간
당신의 말씀 구절 구절은
이렇게나 제 삶을 포근하게 합니다
침묵처럼 둘리운 여백에서도
느껴지는 당신의 사랑
이 세상 어딘가에
당신이 계신다는 생각만 해도
제 행복은 가득히 살아납니다.
----------------
* 시집 『이 화려한 침묵』에서/ 1993. 4. 26.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제3시집 · 이 화려한 침묵'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조/ 정숙자 (0) | 2012.07.02 |
---|---|
이 화려한 침묵/ 정숙자 (0) | 2012.06.29 |
털북숭이/ 정숙자 (0) | 2012.06.27 |
마음의 선물/ 정숙자 (0) | 2012.06.25 |
그리운 슬픔/ 정숙자 (0) | 2012.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