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집 · 이 화려한 침묵

이 화려한 침묵/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2. 6. 29. 02:52

 

 

 

     이 화려한 침묵

 

      정숙자

 

 

  함께 있을 때에도 그리운

  그대여

  저는 오늘도 고백을 아껴

  사랑을 혼자서 간직합니다

 

  이 화려한 침묵은

  영혼을 채우는 기쁨이기에

  서투른 고백으로

  상처내지 아니합니다

 

  함께 걷거나

  차 마시거나

  가까운 듯, 먼 듯한 여기쯤에서

  사랑은 가장 빛이 납니다

 

  지금도 저는

  어울리는 머플러를 고르며

  산뜻이 그대를 떠올립니다

 

  사랑은 꼭

  사랑한다고 말해야만

  좋은 것은 아닙니다

 

  함께 있을 때에도 그리운

  그대여

  내보내지 않는 저의 고백은

  뒷모습을 갖지 않는 사랑입니다.

 

     -------------

  * 시집 『이 화려한 침묵』에서/ 1993. 4. 26.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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