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서도滌署圖 외 1편
최승범
까중가리나무 가지끝이
미동도 않는 밤
식지 않는 더위를
등멱으로 씻고 나면
한 박적
우물물 돌려 마셔도
단란했다
건강했다
멍석자리 둘러앉은 밤
이야기꽃 사위어 들고
미리내의 어린 별들
아슬랑거려 돋으면
부채를
할랑거리던 손목에도
고운 잠이
내렸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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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성
길을 걷다가 문득
참새같이 조잘거리던 아이들이 인사하면
요순 시절인가 외려 내가 주춤거린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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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조집 『자투이』에서/ 2021. 11. 30. <시간의물레> 펴냄
* 최승범/ 1931년 전북 남원 출생, 1958년『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천지에서』『자연의 독백』등 다수, 수필집『한국을 대표하는 빛깔』『남원의 향기』등 다수, 근작시집『八八의 노래』『짧은 시, 짧은 여운』, 정운시조문학상, 가람시조문학상 외 수상, 현재 고하문학관 관장,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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