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집 · 이 화려한 침묵

촌 여자/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2. 6. 1. 15:21

 

 

    촌 여자

 

     정숙자

 

 

  제가 당신께

  드릴 수 있는 거라곤

  촌스런 외모

  촌스러운 글

  그리고 끝끝내

  드리고만 싶은 촌스런 사랑

 

  제가 가지고 있는 거라곤

  더해도 덜어도

  촌스러움뿐

  고쳐지지 않는 촌 여자기에

 

  그래서 그래서

  당신께 드릴 수 있는 거라곤

  새로움이 아닌 옛스러움,

 

  세월이 가도 세월이 가도

  개량되지 않는 분꽃 같이

 

  제가 당신께

  드릴 수 있는 거라곤

  가시 돋히지 않는 낮은 줄거리

  그리고 끝끝내 끝끝내

  드리고만 싶어지는

  촌스런 사랑.

 

    -------------

  * 시집 『이 화려한 침묵』에서/ 1993. 4. 26.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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