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부터
정숙자
아마도
어제까지의 아픔만으로는
제 삶의 스토리가
부족한가봅니다
새로이
밀어닥친 슬픔 속에서
그 외에 다른 위안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누구를
용서한다거나 원망한다거나
축복한다는 것이
벅차게만 느껴집니다
이럴 땐
사랑마저도
풀리지 않는 문제처럼
암담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삶은 여기서부터
진정한 고뇌와 행복 또한
여기서부터임을 예감합니다.
--------------
* 시집 『이 화려한 침묵』에서/ 1993. 4. 26.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제3시집 · 이 화려한 침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촌 여자/ 정숙자 (0) | 2012.06.01 |
---|---|
우산/ 정숙자 (0) | 2012.05.31 |
배추밭/ 정숙자 (0) | 2012.05.21 |
선물/ 정숙자 (0) | 2012.05.17 |
추억으로 오는/ 정숙자 (0) | 2012.05.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