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집 · 이 화려한 침묵

여기서부터/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2. 5. 27. 00:26

 

 

     여기서부터

 

      정숙자

 

 

   아마도

   어제까지의 아픔만으로는

   제 삶의 스토리가

   부족한가봅니다

 

  새로이

  밀어닥친 슬픔 속에서

  그 외에 다른 위안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누구를

  용서한다거나 원망한다거나

  축복한다는 것이

  벅차게만 느껴집니다

 

  이럴 땐

  사랑마저도

  풀리지 않는 문제처럼

  암담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삶은 여기서부터

  진정한 고뇌와 행복 또한

  여기서부터임을 예감합니다.

 

    --------------

  * 시집 『이 화려한 침묵』에서/ 1993. 4. 26.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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