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엽수의 뇌
정숙자
저 나
무는
그 나
무가 저 나무는
아니라네 겨우내
잉태했다네
새로 태어날 자기 자신을
바람살… 어둠길… 얼음판…가로지를 때
벼리던 칼날 녹이고 녹여 거문고 만들었다네
거문고 만들었다네. 공명상자 가득 그득히
성벽 없는 봄만을 길러… 낳고, 낳고,
연년세세 또다시 낳는
태양의 환상, 태양의 기억
‘장차’는 걱정거리가 아니라네
어어행* 성심
어어행 성의
긴긴 그늘과 오늘
엄지발가락을 지켜간다네
그리고, 그리고 팔은 많으나 기둥은 하나
팔은 많으나 기둥은 하나. 울혈서껀 울증서껀 영영
품어 버리고 빨긋|파릇|큐브를 맞춰간다네
-『유심』2012. 5~6월호
* 상엿소리 중 뒷소리: 기노을 편저『한국만가집』(전북 김제군 편), 청림출판, 1990, p.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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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에서/ 2017.6.26. <(주)함께하는출판그룹파란>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뿌리 깊은 달』『열매보다 강한 잎』등, 산문집『행복음자리표』『밝은음자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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