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제7회 시예술 아카데미상 수상자 대표시> 중
말의 활촉
정영미
다시 튕겨 나올 줄 알면서
단단한 내력을 알면서도 화살을 쏘았다
그것이 되돌아와
내 심장에 꽂히는 것도 알면서
살갗을 뚫고 꼿꼿하게 서 있다가
불끈 일어서는 혈기인 것을 알면서도
그런 날이면
하얗게 질린 얼굴로,
굽은 낙타의 등으로,
하루를 연다
내 안을 밀탐하려
빠끔히 들여다보는 세상과
거짓 웃음이라도 건네며
오늘 하루 나의 기도는
모순된 얼굴로 공작선인장 같은
깃털을 달고 걸어가는 것
무심코 던진 말 때문에
명치끝이 아픈 저녁,
독한 화살을 맞은 내면이 술렁거린다
촘촘히 꽂힌 수많은 언어의 촉들이
피의 행간을 넘고 있다.
-전문-
* 심사위원: 문효치 김추인 이채민 이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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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르바』 2021-여름(82)호 <제7회 시예술아카데미상>에서
* 정영미/ 2012년『미네르바』로 등단, 시집『밥에도 표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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