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제7회 시예술 아카데미상 수상자 대표시> 중
한 그루의 긴 목
권이화
별이 뜬 날은 멀리
창밖을 내다보는 어린 기린을 본다
목이 긴 어린 기린 아름다운 기린일까
내 방에서 자라는 한 그루 사과나무
목이 긴 사과나무 아름다운 사과나무일까
자꾸만 길어지는 너와 나 사이처럼
별과 별 사이 목과 목 사이
아름다운 거리가 흘러간다
어느 거리에는 아직도 부화되지 않은 별이 숨어 있지만
저 거리에는 페이즐리무늬가 아름다운 큰 별
남국이 있다는데 남국으로 갈까
언젠가 네게로 가는 기차를 타고
작은 티티새가 붉은 바다를 칙칙폭폭 건너리라
꿈꾸었듯이
남국에서 익어가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
한 그루의 너와 나 사이에 물을 주는 어린 기린을 길들이며
새로 짠 페이즐리무늬가 아름다울 그곳에서 멀리
이 창을 바라볼까
거리거리 내 피가 흘러가는 페이즐리굽이에서
나는 넘어지지 않고
-전문-
* 심사위원: 문효치 김추인 이채민 이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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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르바』 2021-여름(82)호 <제7회 시예술아카데미상>에서
* 권이화/ 2014년『미네르바』로 등단, 2016년 <한국문학방송> 신춘문예 당선, 시집『어둠을 밀면서 오래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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