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인心印
강영은
휘파람새 소리는 누군가를 데려가
심장 안쪽에 가장 아픈
발자국 소리를 넘긴다는데
휘파람새 소리를 좇아가던 누군가
허공에 발자국 찍는가보다
오지항아리 뚜껑에 움튼 물별처럼
저문 하늘에 별 돋는 소리
숭늉 그릇 받쳐 들고
혼자 밥 먹는 저녁
허기진 당신이 다시 돌아오나 보다
파르라니 번지는 물별이끼처럼
내 마음의 빗장 잡아당기는 소리
언젠가 들었던 휘파람 소리처럼
휘파람새 소리는 녹슬지도 않나 보다
속잠 속에 든 눈꺼풀을 젖히면
두근거리는 심장에 콕 박혀 있는
붉은 두 입술, 당신과 나만 아는
바닷가 모래톱에 다다른 듯
시간은 사라져도 입술은 남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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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현실』 2021-봄(83)호 <신작시>에서
* 강영은/ 2000년『미네르바』로 등단, 시집『녹색비단구렁이』『최초의 그늘』『상냥한 시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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