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빙하기
박미영
눈동자는 남극에 있다
울음의 자전축 끝, 극과 극 중 한 곳에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지만 스스로는 볼 수 없는 눈동자 안
그곳에 아이스퍼시라는 투명물고기가 산다
피도 비늘도 없는, 목소리조차 없는
슬픔은 슬픔을 알아보고 뭉치거나 쌓인다
얼음 위에 얼음이 얼고 만년설 위에 또 눈이 내린다
어설프게 해빙이라는 발로 위로하지 말라
한 점 온기만으로도 쩍쩍 갈라지며 무너지는 빙벽
한 번 깨진 눈물은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지고
유빙은 결빙보다 더 아프다
울음주머니마저 봉인한 투명물고기
부레가 없는 물고기에게 극과 극의 슬픔이란
두 눈동자 사이의 거리가 닿을 수 없는 것
나는 나와 가장 멀다
그래서 오늘도 눈물 없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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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현실』)/ 2021-여름(83)호 <신작시> 에서
* 박미영/ 2013년 『시와시학』 신인상 & ⟪경상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 당선, 저서『신발論』『꽃사전』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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