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공전/ 김명철

검지 정숙자 2021. 5. 25. 18:55

 

    공전

 

    김명철

 

 

  지난주가 고비였다

  생각과 사건들이 불연속이었다

  가령, 타고 가던 자전거 앞바퀴가 빠졌고 몸은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고 있는데 통증보다는 땅 밑에 푸른 뱀이 동면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앞으로 두 주일이 또 고비다

 

  바이러스가 돌고 전쟁이 나도 마스크처럼 형상만 달라질 뿐 나나 당신의 내면은 달라지는 것이 없다

  손바닥도 입안도 발뒤꿈치도 까슬까슬하다

  가계도 부족도 시대도

  겨울이어서 고비고 봄이어서 고비다

  몇 년 전의 앞으로 한 주도 중대한 고비였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둥근 지구가 더욱 기울 것이다

  먼지가 한쪽으로 몰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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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에』 2021-여름(62)호 <시에 시>에서

  * 김명철/ 충북 옥천 출생, 2006년『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짧게, 카운터펀치』『바람의 기원』『우리는 바람의 얼굴을 꽃이라 하고 싶다』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