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이덕주_애증이 점철된 다층적 존재방식(발췌)/ 월요일의 기찻길 : 권이화

검지 정숙자 2021. 5. 4. 22:56

 

    월요일의 기찻길

 

    권이화

 

 

  언제쯤 내 기차가 올지 알 수 있을까

 

  너의 질문이 약이 되는 동안

  빨갛고 노란 옷으로 몸을 감은 계절이 지나간다

 

  계절이 바뀌고 약기 독이 되는 동안

  총총히 해를 낳고 해를 굴리는 거리에서

  창이 많이 달린 높은 집에서

  우주를 비행하는 우리는 마치 달콤한 몽상가

 

  몇 년을 기다려도 기차가 오지 않을 때

  바람이 창을 역고 별들의 행진을 구경할 때

 

  별이 없는 캄캄한 월요일은 어디로 가야 할까

  당신의 기차는 어디쯤 가고 있나요

 

  기다림에 지친 바람이 양떼처럼 불어오면

  별빛에 찔린 양들의 멍든 발목을 연다

 

  오지로 가는 별의 유령이 보인다

     -전문-

 

  애증이 점철된 다층적 존재방식(발췌) _ 이덕주/시인, 문학평론가 

  자신의 한계극복을 위해 자신이 내린 처방, 그 약은 처음에 약효를 보여주지만 시간이 경과하자 오히려 자신을 위해하는 독이 되고 만다. 새로운 활로를 탐색하기 위해 "우주를 비행하는 우리는 마치 달콤한 몽상가"라고 자신을 '우리' 안에 포함시켜 해결방안을 강구해 본다. 하지만 그 또한 임시처방이 되고 만다.

  화자의 질문은 그 때문에 처음으로 돌아가 설정된 방향의 진위를 다시 확인한다. 자신의 행로에 의문을 제기하며 오지 않는 '기차' 그 가능성의 가시권에 대해 "당신의 기차는 어디쯤 가고 있나요"라며 일면 부정에 경도된 의문을 재차 보내면서 희망을 견지하려 한다. 화자는 결국 "별빛에 찔린 양들의 멍든 발목"에 대해 연민으로 대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른다. 환상적인 별의 언어인 "당신의 기차"를 찾아내지 못하는 시인의 안타까움마저 읽힌다. (p. 시 213-197/ 론 22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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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네르바』 2021-봄(81)호 <신작소시집_신작시/작품론>에서

   * 권이화/ 2014년『미네르바』로 등단, 시집『어둠을 밀면서 오래달리기』

   * 이덕주/ 2005년 시집『내가 있는 곳』으로 작품활동 시작, 2012년『시와세계』로 평론 부문 등단, 시비평집『톱날과 아가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