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2주일간 영창 갔다/ 이종문

검지 정숙자 2021. 5. 4. 21:03

 

    2주일간 영창 갔다

 

    이종호

 

 

  그해 겨울 철책선에서 총을 들고 보초 설 때 편지가 날아왔다, 내 애인이 보낸 편지,

 

  고무신 거꾸로 신고 딴 남자에게 간단 편지

 

  피가 역류했다, 아니 이럴 수는 없어, 아니야, 아닐 거야, 그, 그럴 리가 없어

 

  하지만 그녀는 곧장 남의 품에 폭 안겼다

 

  불쑥, 봄이 왔다, 눈치코치 없는 꽃이 한탄강 천산 만산 폭죽을 터뜨리며

 

  한바탕 야단법석의 지랄 도떼기를 했다

 

  뭐라고? 이 마당에 봄이 오고 꽃이 피어?

  울컥 도분이 나 저 미친 꽃을 향해 방아쇠 잡아당겼다 2주일간 영창 갔다.

 

   -------------------

   * 『미네르바』 2021-봄(81)호 <신작시>에서

   * 이종문/ 199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봄날도 환한 봄날』『그때 생각나서 웃네』, 시선집『웃지 말라니까 글쎄』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