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지치기
정대구
칼끝 같은 찬바람
얼굴 깎듯이 짱짱한데
눈발 뭉친 구름 몇 조각 머흘머흘 나지막이 내려앉는 저녁 어스름
물을 가둬 얼린 앞들 논바닥 얼음판에서 쌩쌩 얼음 지치는
손등 터진 동네 아이들의 둥근 얼굴이
사과처럼 빨갛게 뻘겋게 달아올랐다
그때 엄마들이 아이들 부르는 소리
아무개야, 아무개야 그만 놀고 저녁 먹어라
그때 나는 얼음에 빠져 혼날까 봐 겁이 났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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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문학인』 2021-봄(54)호 <시>에서
* 정대구/ 1936년 경기 화성 출생, 1972년《대한일보》신춘문예로 등단, 시집『겨울 기도祈禱』『개구리의 꿈』외 다수, 경남 영산대학교 교수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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