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시와사람 시 부문 신인상 수상작> 중
수상소우
조경환
어렸을 적에 한 여자애를 좋아했다
이름에 '숙'자 들어가는 아이였다
그런데 잘 놀아주지 않았다
공부 잘하는 동네 형만 좋아해서 심술이 났다
나만의 공부법을 터득해 으쓱했다
하늘 천(天)은 큰[大] 것 중에서 제일 위에 있는 것 하나 일'一' 하늘 천(天) 외우고
땅 지(地)는 이끼[也]가 모아지면 흙[土]이 되니 땅 지(地)로 외우고
검을 현(玄)은 구불구불 아래로 내려가면 어두운 곳이니까 검을 현(玄)
그런데
'숙'자 쓰는 여자애는 제 이름자도 쉽게 잊어버렸다
그래서 내 공부법을 淑(숙)에게 가르쳐주었다
네 이름자의 '淑(숙)'자는 水 · 上 · 小 ·又수상소우 淑(숙) 이렇게 외우면 되잖아!
공부법을 알려줘도 그 여자애는 나와 잘 놀아주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 여자애가 동네 형하고 노는 것을 보면
직박구리가 덩치 큰 까치를 놀리고 다니듯
수상소우(水 · 上 · 小 ·又) 수상소우(水 · 上 · 小 ·又)하며 놀리고 다녔다.
-전문-
* 심사위원: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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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사람』 2021-봄(99)호 <시와사람 시부문 신인상 수상작> 中
* 조경환/ 1963년 전북 고창 출생, 2019년 ⟪광남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재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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