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기도하고 싶은 날/ 정바름

검지 정숙자 2021. 4. 24. 13:15

 

    기도하고 싶은 날

 

    정바름

 

 

  내 마음에서 신이 사라졌다

  세상은 그대로 있는데

  마땅히 빌 곳이 없어졌다

  이것 참 난감하다

  아무것도 내줄 것 없는 허공에다

  간절히 빌 수는 없는 일

  그렇다고 빌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일

  바람에 흩어진 지난날의 기도는

  마땅히 닿은 곳 없는데

  그간 나는 누구에게 빌었단 말인가

  어디에다 빌었단 말인가

  마른 잎 서걱이는 거리에 서면

  나는 왜 빌고 싶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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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층』 2021-봄(89)호 <다층시단> 에서

   * 정바름/ 1993년『한국시』로 등단, 시집『사랑은 어둠보다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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