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잠들기까지
임보
한밤중에 잠이 깼다
쉽게 다시 잠이 찾아올 것 같지 않다
자리에 누운 채 심호흡을 한다
방안의 어둠이 내 폐 속에 들어가 녹는다
묽어진 어둠을 내뱉고
다시 배를 부풀려 짙은 어둠을 빨아들인다
창밖의 어둠이 빨려 들어온다
그 속에 천상의 별들이 끌려 들어온다
수성도 금성도 목성도 은하수도
북두칠성도 카시오페이아도···
내 몸속에 들어와 자리 잡은 푸른 별들이
꿀벌처럼 잉잉거리며 돈다
나는 몸속에 갇힌 성좌들을 들여다보며
주술처럼 우주율宇宙律을 흥얼거리다가
이윽고 내세로 스며들듯
잠속에 다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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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에』 2021-봄(61)호 <시에 시인> 에서
* 임보/ 전남 곡성 출생, 196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산상문답』 『벽오동 심은 까닭』, 시론서 『시와 시인을 위하여』 『좋은 시 깊이 읽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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