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다시 잠들기까지/ 임보

검지 정숙자 2021. 4. 15. 14:35

 

    다시 잠들기까지

 

    임보

 

 

  한밤중에  잠이 깼다

  쉽게 다시 잠이 찾아올 것 같지 않다

 

  자리에 누운 채 심호흡을 한다

  방안의 어둠이 내 폐 속에 들어가 녹는다

 

  묽어진 어둠을 내뱉고

  다시 배를 부풀려 짙은 어둠을 빨아들인다

 

  창밖의 어둠이 빨려 들어온다

  그 속에 천상의 별들이 끌려 들어온다

 

  수성도 금성도 목성도 은하수도

  북두칠성도 카시오페이아도···

 

  내 몸속에 들어와 자리 잡은 푸른 별들이

  꿀벌처럼 잉잉거리며 돈다

 

  나는 몸속에 갇힌 성좌들을 들여다보며

  주술처럼 우주율宇宙律을 흥얼거리다가

 

  이윽고 내세로 스며들듯

  잠속에 다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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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에』 2021-봄(61)호 <시에 시인> 에서

   * 임보/ 전남 곡성 출생, 196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산상문답』 『벽오동 심은 까닭』, 시론서 『시와 시인을 위하여』 『좋은 시 깊이 읽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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