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잠자리
문혜관
어젯밤 무서리에 열반에 든 것일까
마른 가지에 매달린 고추잠자리
미동 없이 적막하다
꼬리를 살짝 건드렸더니
파드득
순식간에 날아올라 허공으로 사라진다
따스한 가을 햇볕 등진 채
깊은 선정에 든 것도 알아채지 못한 나
얼마나 닦아야
선정에 든 고추잠자리 알아보고
가지 끝에 앉아
좌탈입망坐脫立亡한 고추잠자리 넘어설 것인가
---------------------
* 『문학과 창작』 2021-봄(169)호 <중견시인 16인/ 신작시>에서
* 문혜관/ 1989년 『시조문학』으로 등단, 시집 『난』 외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근상(根上)/ 김화순 (0) | 2021.03.16 |
|---|---|
| 눈물의 집/ 이향란 (0) | 2021.03.16 |
| 이슬 프로젝트-53/ 정숙자 (0) | 2021.03.15 |
| 지하, 철/ 전서린 (0) | 2021.03.14 |
| 기도/ 우대식 (0) | 2021.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