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고추잠자리/ 문혜관

검지 정숙자 2021. 3. 16. 00:38

 

    고추잠자리

 

    문혜관

 

 

  어젯밤 무서리에 열반에 든 것일까

  마른 가지에 매달린 고추잠자리

  미동 없이 적막하다

 

  꼬리를 살짝 건드렸더니

  파드득

  순식간에 날아올라 허공으로 사라진다

 

  따스한 가을 햇볕 등진 채

  깊은 선정에 든 것도 알아채지 못한 나

 

  얼마나 닦아야

  선정에 든 고추잠자리 알아보고

  가지 끝에 앉아

  좌탈입망坐脫立亡한 고추잠자리 넘어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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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과 창작』 2021-봄(169)호 <중견시인 16인/ 신작시>에서

   * 문혜관/ 1989년 『시조문학』으로 등단, 시집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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