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이슬 프로젝트-53/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21. 3. 15. 02:27

 

    이슬 프로젝트-53

 

    정숙자

 

   

  이르고 이르러// 나는 내 키가 포플러가 아니었음을 서운해하지 않는다. 나는 내 목소리가 꾀꼬리가 아니었음을 서운해하지 않는다. 나는 내 두뇌가 수재가 아니었음을 서운해하지 않는다. 나는 내 마음이 하해河海가 아니었음을 서운해하지 않는다. 나는 내 부모님이 사대부士大夫아니었음을 서운해하지 않는다. 나는 내 지식과 지혜가 등불이 아니었음을 서운해하지 않는다. 나는 내 나이가 노년에 들어섰음을 서운해하지 않는다. 나는 내 시가 별자리가 아니었음을 서운해하지 않는다. 나는 오직 자신을 과장하지 않고, 축소하지 않으며 나 이상의 무엇을 욕망하거나 절망하지도 않았다  않는다. 나는 그러한 내가 나  자신이었음을 진정 서운해하지 않는다.

 

    ---------------------

   * 『문학과 창작』 2021-봄(169)호 <중견시인 16인/ 신작시>에서

   * 정숙자/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물의 집/ 이향란  (0) 2021.03.16
고추잠자리/ 문혜관  (0) 2021.03.16
지하, 철/ 전서린  (0) 2021.03.14
기도/ 우대식  (0) 2021.03.14
탑리 오층석탑* 외 1편/ 김윤현  (0) 2021.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