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사명대사의 육환장/ 최연우

검지 정숙자 2021. 3. 13. 17:35

 <2020, 제3회 사명대사백일장 수상작>

 

    사명대사의 육환장

 

    최연우

 

 

  견딜 수 없었다

  왜군에게 아낙들이 머리채 잡힌 채 끌려가는 건

  참혹했다

  개미 한 마리조차 죽이지 않으려 들고 다니던

  육환장이 왜군의 피로 물드는 건

  부끄러웠다

  불살생不殺生의 계를 어긴 건

 

  이번 생에 해탈하기는 그르쳤으니

  지옥의 중생까지 구제하겠노라,

  지장보살의 원력을 가슴에 아로새길 뿐

  피붙이를 잃고서

  황토에 얼굴을 묻고 통곡하는 생령들이 있고

  피붙이를 두고 떠날 수 없어

  구천을 떠도는 원귀가 있는 한

  육도윤회를 거듭할 수밖에

 

  까마귀 떼 날아간 자리

  해골 널브러진 지옥도地獄道일지라도

  어미와 갓난애가 함께 굶어 죽어 묻힌

  낮은 봉분封墳의 아귀도餓鬼道일지라도

  하늘에 천둥 치고 바다에 파도 일렁이는

  아수라도阿修羅道일지라도

 

  신음하는 중생의 곁을

  떠날 수 없었다

 

  산에서 바다로

  다시 바다에서 산으로

  곡이 곡이 될 때까지

 

  차마 육환장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전문-

 

   * 심사위원: 오세영.  윤후명.  수완 스님.  공광규.  우승미.  유응오.  채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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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교와문학』 2020-가을(82)호 <제3회 사명대사백일장 수상작>에서

   * 최연우/ 목포영흥고등학교, 대상(경상북도 교육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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