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치술령*/ 한소운

검지 정숙자 2021. 3. 12. 02:51

 

    치술령*

 

    한소운

 

 

  오빠와 밥 먹으러 왔던 언덕

  실바람이 난실난실 들려주던 치술령 설화

  그 망부석보다 더 먼 길로 오빠는 떠났네

  별빛동산 2.9킬로, 기도도량 달마사, 저수지 위 미나리

  어느 이정표를 따라가야 만날 수 있을까

  별빛동산으로 가면 만날 수 있을까

  사납게 들끓는 슬픔으로

  능선의 바람도 통곡으로 구르네

  쑥부쟁이꽃 속에 얼굴을 묻고

  꽃 시절로 돌아가

  한나절 그려보는 얼굴

  오누이로 맺어진 지상의 시간들

  언덕의 일몰로 환하게 빛나더니

  성벽처럼 허물어지고 내 가슴에 터만 남네

  태허의 시간 속으로 돌아가고 마네

     -전문-

 

 

    * 치술령: 울산 광역시 울주군 두동면 민화리 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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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교와문학』 2020-가을(82)호 <시>에서

  * 한소운/ 경북 경주 출생, 1908년 ⟪예술세계⟫로 등단, 시집 『그 길 위에 서면』 『아직도 그대의 부재가 궁금하다』 등, 예술 기행집 『황홀한 명작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