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술령*
한소운
오빠와 밥 먹으러 왔던 언덕
실바람이 난실난실 들려주던 치술령 설화
그 망부석보다 더 먼 길로 오빠는 떠났네
별빛동산 2.9킬로, 기도도량 달마사, 저수지 위 미나리
어느 이정표를 따라가야 만날 수 있을까
별빛동산으로 가면 만날 수 있을까
사납게 들끓는 슬픔으로
능선의 바람도 통곡으로 구르네
쑥부쟁이꽃 속에 얼굴을 묻고
꽃 시절로 돌아가
한나절 그려보는 얼굴
오누이로 맺어진 지상의 시간들
언덕의 일몰로 환하게 빛나더니
성벽처럼 허물어지고 내 가슴에 터만 남네
태허의 시간 속으로 돌아가고 마네
-전문-
* 치술령: 울산 광역시 울주군 두동면 민화리 30-2
---------------------
* 『불교와문학』 2020-가을(82)호 <시>에서
* 한소운/ 경북 경주 출생, 1908년 ⟪예술세계⟫로 등단, 시집 『그 길 위에 서면』 『아직도 그대의 부재가 궁금하다』 등, 예술 기행집 『황홀한 명작 여행』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무덤을 손질하는 노파/ 문효치 (0) | 2021.03.13 |
|---|---|
| 사명대사의 육환장/ 최연우 (0) | 2021.03.13 |
| 부고/ 이병국 (0) | 2021.03.09 |
| 사인은 고독/ 조혜영 (0) | 2021.03.09 |
| 플리트비체의 겨울/ 데이지 김(Daisy Kim) (0) | 2021.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