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 65
-귀로
유태안
몇 해 전에 선물로 받은 소나무 분재, 온몸에 감겨 있던 철사는 다 풀어주었지만 더는 자라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번씩 무거운 화분을 베란다로 옮겨 물을 주는 것도 일이다 그나마 싱싱하기라도 했으면 맘이라도 편하련만 잎 색깔이 영 신통칠 않다 오늘은 화분 거름을 사다 주었다 언젠가는 널 자연으로 볼려보내야지 하면서 몇 년이 흘렀다 혹 전원주택이라도 짓게 되면 꼭 너를 옮겨 주리라 지치고 병든 너를 온전히 돌보고 받아줄 곳이 거기 밖에는 없을 거 같아 전원생활로 돌아갈 이유 하나를 더 늘려 다독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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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표현』 2020-겨울(74/終刊)호 <이 계절의 신작시> 에서
* 김명서/ 2002년 『시사사』 등단, 시집 『야만의 사육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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