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손바닥 선인장/ 정선희

검지 정숙자 2021. 2. 1. 02:11

 

    손바닥 선인장

 

    정선희

 

 

  손바닥은 손바닥을 낳고

  아래위로 새끼를 쳤다

  탑처럼 쌓여가는 손바닥

  그 위에 내 손을 포갤 때마다

  솜털 같은 가시로 나를 밀어내는,

  가시가 있다는 말은 한없이 여리다는 말

 

  부드러운 것이 더 강하다는 사막의 입구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사막의 출구

  거의 다 도착했다고 느꼈을 때

  아직, 손바닥 안이라는 것

  손금을 따라 돌고 돌았던 구릉들

 

  천년 동안 허공에 손바닥을 쌓았단 말인가

  저 손바닥이 모여 구름을 이루고 바람을 만들고 비가 되어 내리는 출입구

 

  역광으로 비친

  천수관음 손바닥 안에 사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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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간 『미래시학』 2020-겨울(35)호 <미래시학 시단 > 에서

   * 정선희/ 경남 진주 출생, 2012년 『문학과의식』으로 & 2013년 ⟪강원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푸른 빛이 걸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