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의 신발
정일남
어디로 가려고 간디가 기차에 올랐다
기차가 떠나는 순간
신발 한 짝이 밖으로 떨어졌다
신발이 발에 맞지 않았던 모양
기차가 떠나자 간디는 나머지
신발 한 짝도 밖으로 던졌다
맨발인 간디는 발을 해방시켜 주었다
간디가 신발을 버린 건지
신발이 간디를 버린 건지 모르나
신발 한 켤레를 공으로 얻은 사람은
신발 주인이 누군지 모르고 살았다
고마운 배려에 신발을 신고
고난의 길을 걸어 성공했으나
은혜를 갚을 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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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간 『미래시학』 2020-겨울(35)호 <미래시학 시단 Ⅲ> 에서
* 정일남/ 1970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 197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 & 1980년 『현대문학』으로 시 부문 추천 완료로 등단, 시집 『훈장』 『감옥의 시간』 『금지구역 침입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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